전남구제역 확산일로…감염경로, 차량? 농장주?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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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구제역 확산일로…감염경로, 차량? 농장주? 외국인?

CCTV·GPS 추적, 감염농장 2곳 이상 오간 사료차량 5대 확인
'몽골형 O형 바이러스' 해외 유입 유력…최초 감염원은 미궁
의심신고 속출…"10㎞ 위험 반경 백신 100%, 이번주가 고비"

[나이스데이] 전남지역 구제역이 확산일로에 놓인 가운데 감염 경로를 두고 차량 또는 사람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양대 의심축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반경 10㎞ 내 위험지역에 대한 백신접종이 100% 완료됐으나 의심 신고가 속출하고 있어 추가 감염 가능성이 우려된다.

18일 전남도 등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암군 도포면 한우 농장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8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7곳은 영암, 나머지 한 곳은 무안이다. 영암 3차 발생지가 농장주와 아내·아들이 각각 운영하는 각기 다른 3개 농장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발생 농장은 모두 10곳인 셈이다.

방역당국은 농장 폐쇄회로(CC)TV와 출입차량 GPS(위치정보시스템)를 토대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발생 농장 중 8곳 가운데 2곳 이상을 출입한 사료차량이 5대에 이르고 일부는 3곳 이상을 오간 것으로 확인돼 차량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 중이다.

이들 차량은 포대사료 운반트럭으로 바이러스 잠복기로 추정되는 지난달 말 이후 감염농장을 드나들었고 이들 농장은 최초 발생농장으로부터 멀게는 3㎞, 짧게는 10m 가량 떨어져 있다.

그러나 해당 차량과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환경검사에서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아직까지 검출되지 않아 유입 경로 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 사료도 대부분 50도 이상에서 가열 처리되고 있어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없는 구조다.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여러대의 사료차량이 복수의 감염농장을 오간 기록이 확인되긴 했으나 환경검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아 1차 감염원으로 단정 짓긴 쉽지 않다"며 "해당 차량에 대한 정밀검사와 함께 톱밥, 왕겨, 일반차량 등 다른 차량의 왕래기록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첫 발생지인 영암의 양성축 혈청 검사 결과 2021년 몽골에서 발견된 O형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감염농장 일부 농장주가 최근 몽골 또는 중국을 다녀온 사실이 있는지 '해외유입 후 사람→동물 감염'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박 국장은 "해외 유입은 확실시되나 언제, 누구를 통해 유입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료차량 운전자나 농장주의 최근 해외여행 이력도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제역 위험국 방문 후 귀국한 내국인 또는 외국인에 의한 2차·3차 감염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농장 왕래가 잦은 수의사와 물류처 관계자, 일반인도 역학조사 대상으로 두고 다각적인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도내 축산농가 외국인 근로자 749명 중 179명이 영암과 무안 축산농가에서 근무중이고 이 중 일부는 한우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다만 영암·무안 3㎞ 방역대 안에는 25명이 근무 중이지만 모두 돼지농가(8곳) 근무자고 한우농장은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가운데 전날부터 영암, 무안, 영광 등지 한우, 염소 농장에서 10건 가까운 의심 사례가 접수돼 추가 확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구제역은 감염된 동물의 침이나 정액, 수포액, 사람, 차량, 공기 중 비말전파 등이 주요 감염 경로인데 현재로선 사람과 차량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 방역대를 포함해 영암, 무안, 나주 등 10㎞ 내 위험지역 농가에 대한 백신 접종은 100% 완료했다"며 "항체가 형성되는데 1주일 가량 소요돼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매년 4월과 10월 정기 백신접종이 이뤄지는 가운데 3월 중순 첫 감염이 이뤄진 점으로 미뤄 면역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암에서는 코흘림, 침흘림, 식욕 저하 등 복합증세가 나타난 반면 무안에서는 코흘림 증세만 보여 바이러스 활성도는 영암이 무안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