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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 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도 추가 재정은 필요 없다고 했다.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기 위해서는 나랏빚을 낼 수밖에 없고, 이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기업의 규제를 풀어주고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적 대안을 제시했다.
◆이재명, AI 투자 등 추가 재정 지출 불가피…"집권한 뒤 계획 공개"
이 후보의 공약은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한 정책들로 짜여져 있다. 1호 공약인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에는 AI(인공지능)·R&D(연구개발) 등 다양한 규모의 투자 계획이 포함됐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개 이상 확보, 한국형 챗GPT를 온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이 후보의 경제·복지 분야 공약인 '아동수당 지급 대상 18세까지 점진적 확대'에는 연간 8조3000억원의 '조단위'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로 투입되는 재정에 대해서는 '정부 재정 지출 구조 조정분', '2025년~2030년 연간 총수입증가분(전망)' 등으로 조달한다고 밝혔다. 조세 지출을 조정하고 성장을 회복해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통과된 12조2000억 원 규모의 추경만으로는 경기를 활성화할 수 없다고 보고 2차 추경도 추진한다.
다만 수출 감소 등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세 없이 공약만 실행할 경우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선대위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12일 국회에서 '10대 공약'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 상황이 어려워서 큰 원칙과 방향을 설계해 제시했다"며 "시행 계획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요 재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발표하기 어렵고, 집권한 뒤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규제·세제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추가 재정 소요 없어"
김 후보의 1호 공약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핵심은 기업 활동의 자율을 보장하는 규제·세제 완화다. 민주당처럼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하는 대신 세금을 깎아주고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만들어 성장의 판을 깔아주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공약 자료에서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기존 재원 활용으로 추가 재정 소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자유경제혁신 기본법' 제정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신기술·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 철폐와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행 24%인 법인세 최고세율도 21%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0%인 상속세 최고세율은 경쟁국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했다.
또한 노사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근로시간 유연화도 추진한다. 반도체 산업 등 필요한 업계에 한해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등을 허용해 주자는 취지다.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는 한미정상회담을 제안해 '트럼프발 관세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외에 기업 투자 종합지원센터 설립과 기업 투자 인센티브 확대,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를 통한 산업용 전기료 인하 등도 공약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3일 뉴시스와 통화 "미래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선심성 공약은 자제했다"며 "이번 추경도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국가부채 1200조원 시대다. 저금통을 깨뜨리고 자식 세대에 부담을 키우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통령 권한 분산해 정부 효율 극대화…리쇼어링 촉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호 공약으로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를 제시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부처 통폐합을 통해 효율적인 정부를 만드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현재 19개에 달하는 정부 부처를 13개로 줄이고, 안보·전략·사회부총리를 각각 임명하는 3부총리제 도입 내용 등이 담겼다.
이 후보는 해외로 이전한 국내 기업을 국내 주요 산업단지로 돌아오게 하는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촉진도 핵심 공약으로 꺼냈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첫 선거운동 장소로 여수석유화학단지를 택하기도 했다. 그는 "여수, 포항, 울산, 창원, 구미, 군산 등 우리나라의 모든 2차산업단지의 재도약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