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도 치료도 어려운 '담관암'…"수술 20~30%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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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발견도 치료도 어려운 '담관암'…"수술 20~30%만 가능"

고난도 수술…관리위해 다학제진료 필수
5년 상대 생존율 29%…민물고기 주원인
韓 담도계암 발생률 칠레 이어 세계 2위

[나이스데이] 담관암은 '독한 암'이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담낭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담관(담도)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발견도, 치료도 쉽지 않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담관암은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이 어려워 대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항암 치료 효과도 낮아 췌장암보다 예후가 더 나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진단받은 담도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약 29.4%로 보고됐다. 위암(97.4%), 대장암(70.8%) 등 다른 암의 상대 생존율에 비해 크게 낮다.

2022년 세계 보고를 보면 담관암, 담낭암, 십이지장, 유두부암을 포함한 담도계암의 발생률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담낭암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칠레를 제외하면 담도계 모든 암종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발생률과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간내 담관암은 간이라는 장기 안에 숨어 있어 초기에는 종양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통증도 유발하지 않는다. 종양이 상당히 커져 간 밖으로 돌출되거나 간의 넓은 부위를 침범해야만 통증이나 간 기능 이상이 혈액검사로 나타나게 된다.

간외 담관암 역시 간 외부의 담관이 완전히 막혀 담즙 배출이 차단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신체 변화나 자각 증상이 없어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 검사에 이르게 되는 시점에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관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황달로,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짙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복부 통증,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이유 없는 가려움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간내 담관암은 종양의 크기가 1cm 이상일 경우 초음파 검사로 발견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간외 담관암은 상황이 다르다.

김효정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초음파 검사는 간외 담관의 극히 일부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진단이 어렵다"면서 "또 담관 벽은 두께가 1mm 이내로 매우 얇기 때문에 암이 발생해 벽이 두꺼워지더라도 그 변화가 미미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정밀 영상검사로도 초기 단계의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담관암은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전체 환자 중 약 20~30%에 불과하다. 담관암 수술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담관이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물들과 밀접하게 위치하고 있고, 특히 담관암에서 가장 빈번한 간문부(간입구) 담관암의 경우 간문맥, 간동맥, 간조직 등 주요 혈관과 기관이 집중돼 있어 고난도의 수술이 요구된다. 또 담관암은 담관 벽을 따라 서서히 퍼지는 특성이 있어 보이는 병변보다 실제 침범 범위가 넓은 경우가 많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완전 절제 비율이 매우 낮다.

김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먼저 표적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등 항암 치료제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이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시행된다"면서 "또 담관 폐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담도염을 예방하고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스텐트 삽입 등의 처치를 병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담관암은 특이적인 혈액 표지자(암 세포의 존재를 나타내는 물질)가 없어 조기 발견이 힘들고, 수술 여부를 결정할 영상검사와 임상적 판단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담관암 수술은 고난도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되고 수술 전후의 평가와 치료, 예후 관리를 위해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인 이유다.

담관암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면 발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대표적인 담관암 발생 원인은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으로,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간흡충은 담관에 기생하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담관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 밖에도 담석증 및 담관 담석, 만성 간염 등 담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고, 만성 염증 환자에서는 간기능 혈액검사 및 복부 초음파 혹은 CT 영상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