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3월 신규취급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6~4.40%로 나타났다. 평균 대출금리는 약 4.30%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9월(3.95%)보다 0.35%p 높게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9월 3.50%에서 현재 2.75% 수준까지 내려가는 사이 대출금리는 되레 오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는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 명목 하에 우대금리를 낮추는 식으로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는 1.65%로 지난해 9월(2.30%)보다 0.65%p 축소됐다. 대출금리 산정은 기준이 되는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우대금리가 축소되면 대출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출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한은은 오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조정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다.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연 2.75%에서 2.50%로 0.25%p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올초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일시 해제로 촉발된 가계대출 증가세가 빚투, 금리 인하 여파 등으로 불붙는 것은 아닌지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대출이 더 불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지난 22일까지 전월 대비 약 3조4069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은행권에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나선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의 월별·분기별 관리목표 준수 여부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하락세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예금금리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현재 연 2.15~2.65%로 하락해 1%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은행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지난 3월 기준 평균 1.472%p로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확대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