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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25일 대규모 의대 유급생들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의대 총장들과 학장들은 1학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유급 대상이 된 8000여명에 대해 행정 처분을 유지하되, 이들의 2학기 수업 복귀를 허용하는 안을 교육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의대는 1년 단위로 교육과정이 구성돼 1학기에 유급 처분을 받으면 학년 진급 자체가 누락된다. 학생들 구제를 위해 학년제를 학기제로 바꿔 2학기에 의대생들이 복학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양 수업 위주인 예과 1·2학년은 내년 3월 정상 진급할 수 있다. 본과 1학년과 본과 2학년은 2029년 2월, 2028년 2월에 각각 학부 과정을 졸업하게 된다.
다만 최소 52주의 임상 실습을 수료해야 하는 본과 3·4학년은 문제가 발생한다. 당장 다음 달부터 복학한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내년 8월 코스모스 졸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본과 4학년은 한 학기 수업을 더 들어야 내년 8월 졸업할 수 있으나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2월 졸업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원활한 전공의 수급을 위해 본과 3, 4학년 학생들의 졸업 일정을 5월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총장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특혜라는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대학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5월 졸업 안은 폐기되고, 각 대학이 2월 졸업과 8월 졸업 중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관계자는 24일 뉴시스에 "본과 3학년 졸업 등에 대한 이견이 약간 있었으나 본과 3학년은 대학교의 학칙과 상황에 따라 2월, 8월 자율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잘 정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에 대한 특혜 논란 등은 넘어야 할 산이다.
학생들을 2학기에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1년 단위 교육과정을 학기 단위로 전환하는 학칙 개정을 단행해야 하는 데다, 8월 졸업생을 위한 별도의 의사 국가고시 또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이 2월 졸업을 위해 본과 3학년이 실습이 포함된 수업을 압축적으로 진행하면 당초 학생들이 우려한 의료교육의 질 저하도 불가피하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늘리자, 의대생들은 '의료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동맹 휴학을 시작한 바 있다.
복귀 선언 당시에도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대협 비대위) 위원장은 "학사 정상화는 전 정부와 같은 학사 유연화로 (교육 과정의) 압축이나 날림없이 방학이나 계절학기 등을 모두 활용해 교육의 질적 하락이나 총량의 감소 없이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으나, 이같은 주장과 배치되는 결정을 하게 되는 셈이다.
국회전자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7일 게재된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 게시글 동의자는 전날(24일) 오후 5시 기준 6만1202명을 기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또 다시 학사유연화를 통해 원칙을 깼다는 비판과 관련해 "작년에는 저희가 휴학을 허용을 했으나 올해에는 집단휴학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학사를 원칙적으로 가지고 간다'라는 원칙을 성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의총협에서 정한 방안에 대해 행정적·재정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