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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산업장관은 빠른 시일 내에 추가 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2+2 고위급 협상이 돌연 무산된 이후 빠르게 협상 재개 일정이 잡히지 않는 만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25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나 관세 협상 타결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정관 장관은 조선·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강화 방안을 소개하고, 이를 감안해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및 상호 관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하게 요청했다.
양국 산업장관은 약 80분 동안 한미간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조속한 시일 내 추가 협상을 벌여 다음달 1일 이전에 타결 방안을 도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 한미간 산업장관 회동에서는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양국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셈이다. 우리측 카드로 내세운 조선·에너지 협력 방안이 이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 협상 불발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에서는 상호·품목별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우리나라에 4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다수 나오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화답하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자 다음을 기약했다고 볼 여지도 많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 개최 일정을 잡고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대미 투자와 정부 차원의 투자 펀드 조성 방안을 미국에 전달하며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이 미국에 제안한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보다는 적은 규모일 수 있지만 기업들의 대미 투자액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해지면 10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투자가 가능할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온다.
미국 현지에 있는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은 남은 기간 동안 미국 내 고위급 인사를 최대한 많이 만나 전방위적인 협상을 벌이고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초석을 놓는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향후 더그 버검(Doug Burgum) 국가에너지위원장을, 여 본부장은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그레그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와 만나 관세협상 진전 및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 대비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8월 1일 전까지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김 장관은 지난 23일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양국 간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안보 강화 등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여 본부장 역시 지난 23일 케이 아이비(Kay Ivey) 앨라바마 주지사를 화상으로 면담하고,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 기여를 강조하면서 아웃리치 활동을 전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