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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나프타에 이어 나프타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 기초유분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하며 공급망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0시 '석유화학제품 원료 등의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에 관한 규정'을 고시해 석유화학 기초유분에 대한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톨루엔·자일렌·기타 유분 등 7개 기초유분을 매점매석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이 품목들을 활용한 석유화학제품의 중간 원료와 최종 제품을 신속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자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해당 물품의 재고량을 80% 초과해 보관할 수 없으며, 정부는 상황이 악화되면 해당 품목들에 대해 생산·출고·판매량 등을 긴급 조정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기초유분을 활용해 생산되는 포장재 등 생활밀접 품목에 대한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서 이러한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나프타에 대해 한 차례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절반 가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쟁 이후 가격이 70% 가까이 치솟으면서 나프타 수급 불안이 심화되자, 정부는 정유사의 수출 물량을 전량 국내로 돌렸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장기화되는 중동 사태 여파로 나프타 공급망 차질이 그 생산물인 기초유분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나프타에서 생산되는 기초유분은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와 합성고무의 원료로써, 플라스틱 필름과 용기, 의료용 소재 등 생활·보건 제품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
따라서 기초유분 수급이 흔들릴 경우 라면·분유 포장재 등 생활밀접 품목은 물론 수액제 포장재와 주사기, 의료용 장갑 등 보건·의료 분야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각 분야 품목에 대한 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전쟁이 장기화되고 기초유분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 결국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석유화학 업계의 시각이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00%를 웃도는 수준으로 설비를 가동하지만 현재는 원료 수급 차질로 60% 정도밖에 운전을 못하고 있다"며 "재고가 바닥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하위 제품들 공급에 당장 차질이 없다고 해도, 가동률이 100%에서 60%로 떨어진 상황에서 에틸렌을 공급받아 만드는 제품 역시 적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이번 수급조정 조치가 이뤄지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기초유분을 통해 생산되는 품목 중 수급 차질 우려 품목이 확인되는 경우,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대상 품목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특히 기초유분으로 생산하는 PE·PP 등 중간재나 의료용 수액백, 포장용기 등 최종 제품의 경우 수급 불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지정한다.
정부는 이 조치와 동시에 나프타 수급 안정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추가 경정 예산안 중 6744억원이 나프타 수급 목적으로 편성됐으며, 정부는 나프타 대체 수입시 단가 상승분 차액의 50%를 보조한다. 이를 통해 전쟁 이후 55%까지 낮아진 NCC 가동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2026.04.15 (수) 14: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