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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며 특파원들과 만나 "(전정부) 인수인계는 다 잘받았다. 하지만 협상은 실무단계에서 기술적 협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정부 차원에서 큰 전략과 철학을 반영하는게 중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제 새롭게 시작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정부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 본부장은 일주일간 머물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회담하고, 24~26일간 이뤄지는 한미 3차 실무협의도 지원할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간 관세 협상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셈인데, 여 본부장은 "지금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다. 새정부 첫번째 고위급 방미이기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실용주의측면에서 협상에 집중하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USTR이나 상무부뿐만 아니라 상하원 의원들, 싱크탱크 그리고 여러 이너서클, 업계 등 전방위 아웃리치를 통해 새정부의 국정철학과 한미관계의 상호호혜적 측면을 최대한 강조하려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당초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7월8일 전에 이른바 '줄라이(7월) 패키지'를 제시해 미국과 합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다만 새정부는 상황이 가변적인 만큼, 패키지 제안 시점을 굳이 7월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여 본부장은 출국 당시 "이제 줄라이 패키지라는 말은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고, 미국 도착 이후에도 "전 정부에서 협상 추이 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줄라이라는 말을 붙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정부가 들어와 방향이 뚜렷해졌다"며 "그냥 패키지라고하면 된다. 구태여 줄라이건 어거스트(8월)건 이렇게 시점을 붙여서 하기보다는 그냥 패키지로 하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조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내일 처음으로 장관급에서 미팅을 하는 것이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협상이 7월 중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도 미국의 이란 공격과 미 의회 감세안 논의,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언급하며 "워낙 불확실한 사태이기 때문에 지금 예단하기 어렵다. 모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때 그때 국익에 가장 최선의, 실용주의적 방법을 택해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출국 때와 마찬가지로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적 외교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별도 당부가 있었냐는 질문에도 "실용적이고 국익 중심의 협상을 강조했다"며 "우리나라 정치적 혼란기가 지속돼 왔기에 지금은 그 동력을 모아 협상에 집중해야할 시점"이라고 답했다.
특히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의 품목 관세에 대해 "우리한테 굉장히 중요한데, 미국에서도 정치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며 "상호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서, 최대한 우리 업계에 도움이 될 방향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용주의라는 측면은 실리를 챙긴다는 것이다. 상황이 어려운 측면이 있겠지만 이슈별로 미국의 입장도 반영하면서, 그 안에서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향이라며 "국익에 중심을 두고 내실에 중점을 두고 협상하겠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역시 한국을 필요로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을 필요로하는 만큼 미국도 사실 대한민국을 필요로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최대한 윈윈, 상호호혜적인 결과를 얻는데 집중하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협상은 결국 장관급에서 먼저 진행하면서 단단한 초석을 만들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관급, 실무급에서 최대한 접점을 넓혀 협상하는게 중요하다"며 "최종적으로 정상 차원에서 결정을 내려야할 부분이 있을테고, 그러한 시간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