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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며 6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상반기 반도체 수출 역시 역대 최대 성적을 냈다.
미국의 자동차에 대한 25% 품목별 관세 부과에도 자동차 수출은 반등세를 보였다. 6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대비 2.3%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반등했고 역대 최초로 5개월 연속 60억 달러 이상 수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 관세 조치에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1.7% 소폭 하락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4.3% 증가한 598억 달러(80조7898억원)이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에도 불구하고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1월 전년대비 10.1% 감소한 492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한 뒤 2월까지 523억 달러(0.4%), 3월 581억 달러(2.8%), 4월 581억 달러(3.7%)를 기록한 뒤 5월엔 573억 달러(-1.3%)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일평균 수출은 28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8%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1월 7.8%, 2월 -6.4%, 3월 5.1%, 4월 -0.8%, 5월 1.0% 등 등락을 보였지만 6월엔 조업일 대비 수출액이 역대 1위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3347억 달러로 전년대비 0.0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수출이 -2.3% 줄었으나 2분기에는 2.1%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3% 증가한 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자동차·컴퓨터 등 6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상반기로는 15대 주력품목 중 반도체·바이오 등 5개 품목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D램 고정가격이 반등한 가운데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수출 호조세도 지속되면서 149억7000만 달러(11.6%)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를 포함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732억7000만 달러로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2023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으로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온 바 있다. HBM·DDR5 등 고부가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1월 낸드, 2월 DDR5, 4월 DDR4 가격이 순차적으로 반등한 탓이다.
컴퓨터SSD 수출은 15.2% 증가한 13억3000만 달러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고용량 eSSD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수출이 호실적에도 휴대폰 부품 수출이 감소해 1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3.6% 줄어들어든 수준이다.
상반기 기준 반도체를 제외한 IT 품목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무선통신 수출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AI 탑재 기기 등 수요 확대영향으로 8.5% 증가했으며, 컴퓨터SSD는 AI 서버 수요 증가로 13% 늘었다.
자동차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63억4000만 달러 수출액을 올리며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중고차 수출이 호실적을 보인 상황에서 전기차 수출 17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게 영향을 미쳤다.
대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 수출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고차 수출이 6억7000만 달러(67.9%)로 증가하면서 역대 최초로 5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올렸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경우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고 현지 생산 확대 등에 따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 중이다.
상반기로 보면 자동차 수출은 363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 소폭 감소했지만,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대미 수출 감소에도 하이브리드차 호조세로 감소폭(-1.7%)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헬스는 지난달 바이오 의약품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54% 늘어난 11억1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와 6월 중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선박 수출도 63.4% 증가한 25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36억2000만 달러(-2.0%)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출물량은 증가하였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품목 가격이 급락하면서 감소 흐름을 지속했다.
석유화학의 경우 지난달 33억6000만 달러(-15.5%)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수준의 수출물량 유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과잉 지속으로 인해 수출단가가 하락해서다.
바이오헬스는 올해 상반기 11% 상승한 8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가 확대되고, 수주 증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석유제품·석유화학은 상반기 각각 214억8000만 달러(-18.8%), 216만3000만 달러(-11.4%)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유가 하락 및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저하로 단가·물량 양 측면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외 호조를 보이고 있는 품목도 있었다. 농수산식품과 화장품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각각 7.7%, 22.0% 증가한 10억3000만 달러, 9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기기기는 지난해 5월 대비 14.8% 늘어난 15억8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9대 주요시장 중 7개 지역에서의 수출이 감소했다. 상반기로는 9대 주요지역 중 EU·아세안 등 5개 시장에서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우 최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대비 0.5% 감소한 11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바이오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보합수준 기록한 것이다.
상반기 미국 수출은 621억8000만 달러로 3.7% 감소했다. IT 품목은 증가했으나 양대 품목인 자동차·일반기계 수출이 부진한 탓이다. 다만 역대 수출 규모 2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줄어들며 2.7% 감소한 104억2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4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상반기 중국 수출은 604억9000만 달러로 4.6% 감소했다. 반도체와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수출 감소로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다.
아세안은 반도체·선박·철강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액이 늘어나며 전년동월대비 2.1% 증가한 97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U는 자동차·차부품, 선박,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14.7% 증가한 58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리며 4개월 연속 플러스를 달성했다.
인도 수출은 2.3% 증가한 15억9000만 달러를 기록,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고 CIS 수출은 18.5% 증가한 11억 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외에도 중남미 24억 달러(3.3%), 일본 25억 달러(3.0%), 중동 19억 달러(14.8%) 등을 기록했다.
9대 주요 지역 외에도 주요 반도체 수출국인 대만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31.0% 증가한 43억4000만 달러로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한 507억2000만 달러(68조5227억원)였다. 에너지 수입(85억5000만 달러)은 14.6%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421억7000만 달러)은 7.9% 증가했다.
상반기 우리나라 수입은 1.6% 감소한 3069억 달러였다. 에너지 수입은 저유가 등 영향으로 15.3%(595억 달러)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은 반도체 장비(+27.6%) 등을 중심으로 2.4%(2474억 달러) 늘었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90억8000만 달러(12조2670억원) 흑자였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억2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무역흑자 규모는 2018년 9월 이후 역대치다. 무역흑자는 5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무역수지가 278억 달러 흑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48억 달러 개선됐다. 지난 1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은 미국의 관세 조치, 경기 회복세 둔화, 중동 사태 등 전례 없는 글로벌 통상·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6월에는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치열하게 시장·품목 다변화에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