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매혹적이고 뜨거운 카드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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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매혹적이고 뜨거운 카드의 진심

타이틀곡 '터치' "본능적인 사랑의 모습 표현"
"19금 뮤직비디오? 더 하고 싶었는데…"
"후배 '올데이 프로젝트' 데뷔, 긍정적인 신호"
데뷔 8주년…5년 만에 국내 콘서트로 팬들 만나

[나이스데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이런 콘셉트를 할 수 있는 그룹이 있다면 누구보다 우리가 적합하지 않나요?"

그룹 '카드' BM(33)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긍 가는 이유가 있다. 프로젝트 싱글로 공연을 시작한 이들이 국내에 정식 데뷔하기 전부터 월드투어를 개최하고, 해외 팬들을 먼저 끌어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기의 크기가 짐작되니까. 꾸준히 성공적인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온 카드의 다음 여정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2일 발매된 새 미니 앨범 '드리프트'(DRIFT)가 이정표라는 건 확실하다.

최근 서울 광진구 한 카페에서 만난 카드는 "작년과 다른 콘셉트로 당당한 자신감과 강렬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앨범에 들어있는 곡 모두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리프트'는 전작인 '웨어 투 나우?'(Where To Now?)에서 던진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앨범이다.

타이틀곡 '터치(TOUCH)를 비롯해 '벳차'(BETCHA), '비포 위 고'(Before We Go), '톱 다운'(Top Down)까지. 일곱 트랙은 카드의 고민이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터치'는 2000년대 감성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비트에 경쾌한 퍼커션 사운드를 더한 곡이다. 뜨거운 도심 속 파티장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누군가에게 '나를 갖지 못하면 아쉬움은 네 몫'이라는 메시지를 멤버 전원이 직설적인 가사로 풀어냈다.

BM은 "2000년대 감성을 재해석하는 게 트렌디하고 멋있지 않냐"며 "카드만의 느낌으로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지우(29)는 "처음에는 약한 느낌이었는데 듣다 보니 카드로서 보여준 보컬의 느낌이 나올 것 같았다"며 "멤버들이 녹음한 후에 '오히려 이거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앨범은 당초 타이틀곡만 수록된 디지털 싱글로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공백기를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미니 앨범 형태로 제작됐다.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내부에서 한 곡만 내자는 의견이 강했어요. 그런데 11개월 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한 곡만 들려드리는 게 너무한 것 같아서 조금 더 공을 들였습니다. 준비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최대한 좋은 퀄리티로 팬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BM)

제작 기간 동안 카드는 팀에 어울리는 곡을 찾는 데 주력했다. 스태프들과 회의를 열고, 서로가 만족할 때까지 고민하는 모습이 이번 앨범을 소개하는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소민(29)은 "많은 곡을 받았지만 카드에게 적합한 곡을 찾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혼성그룹이다 보니 곡 쓰는 걸 어려워하거나 옛날 카드의 방향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컨셉이 안 맞다 보니까 곡 수급에서만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도발적인 가사를 닮은 매혹적인 안무를 담았다. 영화나 드라마 속 파티를 연상하게 하는 과감한 의상과 노출 등으로 심의 결과 19세 이상 시청 등급을 받았다. 시청 등급 조정을 위해 편집 의사가 있을까. 전지우는 "그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선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대중이 봤을 때 조금 불쾌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지만 저희 음악과 콘셉트를 함께 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소민도 "본능적인 사랑을 표현한 건데 19금 판정까지 나올 줄은 상상을 못 했다"면서도 "그게 카드의 매력인 것 같다. 뭔가 숨기려고 하지 않고 그냥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솔직히 담았다고 봐주면 감사할 것 같다"고 밝혔다. BM은 "사실 지금 나온 뮤직비디오보다 더하고 싶었다. 멤버들도 이제 '어른 섹시'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2017년 데뷔 이래 K팝 시장에서 보기 드문 혼성그룹이라는 수식어를 지녔던 카드는 신인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와' 올여름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전소민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계속 비추면 '카드가 혼성그룹의 길을 잘 다져놨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8주년을 앞둔 카드는 데뷔일인 오는 19일 서울 예스24 원더로크홀을 시작으로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5년 만에 한국 공연을 개최해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마주한다. 전지우는 "정말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분들과 공연하게 돼 토크를 너무 길게 할까봐 걱정된다"며 "오랫동안 못 봐서 할말이 많다. 8년간 쌓아온 추억도 있고 굉장히 재밌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BM은 "홈그라운드인 한국에서 팬분들을 드디어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대가 된다. 항상 초롱초롱하고 우리를 반겨주는 에너지를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공연을 위해 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제이셉(33)은 "지난 콘서트를 보고 다시 오시는 팬분들이 계신다면 혹시나 '옛날이랑 똑같네'라는 반응이 있을까봐 우려된다. 힘의 완급 조절을 잘해야겠다 싶다"고 전했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희를 기다려주시고 컴백하면 바로 달려와 주시는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해가 갈수록 책임감도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그만큼 잘 준비해서 카드가 많이 성장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전지우)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