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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당국은 스페인에서 벌어진 대정전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여름철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오는 9월까지 2만5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서민들의 전력 요금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 여름에도 완화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구간을 적용해 가구당 평균 할인 혜택을 늘리는 한편 에너지바우처 사업 등을 통해 기후민감계층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전력수요는 95.7기가와트(GW)를 기록했다. 이 시간을 기준으로 공급능력은 105.2GW, 예비력은 9.5GW(예비율 9.9%) 등으로 집계됐다. 전력 수요 증가에도 전력 수급은 정상 수준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전력 수요급증은 7월말에서 8월초에 높게 나타나는데 올해는 2주 가량 빠르게 나타났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만큼 올 여름 전력 수요량이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예비력이 10GW 미만이라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예비력이 10% 수준인 상황에서 발전설비나 전력망 가동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력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례적 폭염으로 한 여름 수준의 전력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10GW의 경우 10GW는 원전 10기가 동시에 공급하는 발전력에 해당하는 만큼 전력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한국전력은 오는 9월까지 2만5000여명의 비상근무 인력을 투입해 실시간 모니터링체계 강화 및 추가 예비력 확보 등으로 여름철 전력수급 안정과 국민 불편 최소화를 도모한다.
서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선 올 여름에도 완화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구간을 적용한다. 하계 누진구간 완화는 2015년, 2016년, 2018년에 한시적 시행 이후 2019년 누진제 개편을 통해 상시 제도로 매년 시행되고 있다.
올해 여름엔 7~8월에 주택용 전력(저압) 기준 킬로와트시(kWh)당 요금이 120원으로 책정된 누진구간 1단계를 200㎾h에서 300㎾h, kWh당 214.6원인 2단계는 400㎾h에서 450㎾h로 각각 완화한다.
예를 들어 250㎾h를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평상시에는 4만580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하계 기간인 7~8월에는 3만8770원으로 전기요금이 6310원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와함께 에너지 캐시백 제도로 전기요금 부담을 더욱 낮춘다는 구상이다. 에너지 케시백은 직전 2개년 평균 전력사용량 대비 3% 이상 전기를 절감한 고객에게 절감률 구간에 따라 1kWh당 30원에서 최대 100원까지 캐시백을 제공한다.
캐시백은 당월 전력사용량과 비교해 절감량, 지급액을 매월 산정해 익월 전기요금에 즉시 반영하는 만큼 서민들의 에너지 절약 의식을 고취하고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생활수급가구 중 노인, 장애인, 영유아 등의 기후민감계층 130만7000가구를 대상으로는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전개한다. 올해는 하절기와 동절기 지원단가를 통합해 원하는 시기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여름이 길어지고있는 만큼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핵심설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남은 여름동안 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차질 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빈틈 없이 관리하고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