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등 플랫폼·프리랜서 70% "노후준비 못해"…62% "연소득 3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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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 등 플랫폼·프리랜서 70% "노후준비 못해"…62% "연소득 3천↓"

1053명 노후대비 실태조사 결과
국민연금 가입·납부 53%에 그쳐
퇴직연금·개인연금은 19%·21.4%
"노후 준비할 경제적 여력 부족해"

[나이스데이] 배달기사,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10명 중 4명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노후소득보장체계 중 어느 하나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경우는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것에 그쳤다.

또 10명 중 7명이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등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특고·플랫폼 노동자 노후소득 및 계속고용 위한 제도 도입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남재욱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에서 실시한 프리랜서·플랫폼노동 종사자에 노후대비 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조사는 10개 직종에서 10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플랫폼·프리랜서 종사자 중 62%의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무를 주업 및 전업으로 하는 비율은 70%에 달했다.

남 교수는 이들의 노후대비 현황도 설명했다. 우선 의무가입 형태인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비율은 5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가입률은 각각 19.3%, 21.4%로 더 낮게 집계됐다. 또 3가지 연금제도 중 어느 한가지도 가입하지 않은 경우는 39.7%로, 다층보장체계 가입 유형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남 교수는 "전반적으로 가입률이 낮고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을 전업으로 하는 집단에서 낮다"고 했다.

또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노후준비 현황에 대한 인식을 묻는 결과도 공유됐다. 단 28.9%만이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준비됐다고 답했다. 반면 71.9%는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국민 일반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20~50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노후준비 정도는 21.1%~41.6%였는데, 국민일반은 59.8%~85.2%로 약 2배 간격이 벌어졌다.

남 교수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노후준비 부족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노후를 준비할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다'로 48.5%를 차지했다.

이에 남 교수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이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국민연금 및 퇴직연금 가입의 문제는 주로 이들이 사회보장체계에서 '임금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반한다"며 "법적으로 근로자성을 인정하면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일터권리기본법' 등을 통해 근로자 추정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남 교수는 "근로자 지위 부여가 노후소득보장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며 ▲국민연금의 사업장 가입자 지위 부여 ▲퇴직공제 도입 등을 제언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