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에 또 최초…'스마일 점퍼' 우상혁, 韓 세계선수권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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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에 또 최초…'스마일 점퍼' 우상혁, 韓 세계선수권 역사를 쓰다

16일 도쿄 실외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2022년 유진 대회 이후 두 번째 메달
한국 최초 세계선수권 2개 메달 획득해

[나이스데이]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이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2개 메달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우상혁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2m36를 넘고 우승한 해미시 커(뉴질랜드)에게 밀려 한국 육상에서 최초로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은 실패했지만, 한국 육상의 새 역사가 쓰였다.

지난 2022년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육상 선수 최초로 실외 세계선수권 대회 메달 사냥에 성공했던 우상혁은 한국 최초 세계육상선수권 메달 2개를 딱 선수가 됐다.

우상혁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이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딴 메달은 총 3개가 됐다.

지난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 경보에서 김현섭이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당시 김현섭은 6위를 기록했지만, 앞선 기록 선수 3명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2019년 8월 3위를 인정받았다.

우상혁은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는 아니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이던 2021년에 열린 도쿄 대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시에는 도쿄 대회 기준 기록(2m33)을 통과하지 못해 랭킹 포인트로 어렵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였다. 도쿄 대회 본선에 나선 33명 중 31위에 그쳤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 2m35를 넘으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4위에 자리해 한끗 차이로 아쉽게 포디움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 높이뛰기 신기록을 작성하는 등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반짝에 그치지 않았고, 승승장구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해는 출전한 7개 국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등 물오른 경기력을 뽐냈다.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7위(2m29)에 머물렀지만,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체코 실내대회(2m31), 슬로바키아 실내대회(2m28),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2m31) 등 실내 시즌 3개 대회뿐 아니라, 왓 그래비티 챌린지(2m29), 구미 아시아선수권(2m29), 로마 다이아몬드(2m32), 모나코 다이마몬드(2m34) 등 실외 시즌에서도 우승을 거둬왔다.

세계선수권의 새 역사를 쓰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지난달 10일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하일브론에서 열린 하일브론 국제 높이뛰기 대회에서 경기 웜업 과정에서 종아리 쪽 불편함을 느끼는 변수가 발생했고, 그 여파로 14일 진행된 이번 대회 예선에서 주춤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지난 7월12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이후 약 두 달 만에 실전 경기를 가진 우상혁은 2m16을 1차 시기에 실패했다.

다행히 2차 시기에서 넘는 데 성공, 이후 2m21과 2m25는 모두 1차 시기에 넘으면서 결선행을 확정했다.

우상혁은 예선 후 "부상으로 기술 훈련이 부족해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뛰면서 감각이 살아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예선에서 되찾은 감각을 결선까지 잇는 듯했지만, 커를 넘지는 못했다.

2m20, 2m24를 1차 시기에 넘은 우상혁은 2m28과 2m31을 2차 시기에 성공했다.

2m34는 3차 시기에 뛰어넘은 그는 커와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벌였다.

커는 2m36을 1차 시기에 넘었지만, 우상혁은 실패했다.

2m38로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2차와 3차 시기에 모두 넘지 못하면서 준우승을 확정했다.


우상혁은 경기 후 대한육상연맹을 통해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은 있다"고 결선을 되돌아봤다.

이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성과는 오늘까지만 만족하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달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쓴 우상혁은 오는 18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