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위기 한전, 5년간 14.7조 자구노력…'한전KDN 매각'은 없던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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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위기 한전, 5년간 14.7조 자구노력…'한전KDN 매각'은 없던 일로

부동산 4622억·해외 사업 3067억 매각…KDN 빠져
이사회서 '보류' 결정…KDN 매각 논의 사실상 중단
이재관 "정권 눈치보기 의심…재무구조 개선해야"

[나이스데이] 한국전력공사가 향후 5년간 14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 노력을 통해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선다. 다만 중장기 재무계획에는 지난 정부 시절 강조한 공기업 체질 개선에 보조를 맞춘 한전KDN 매각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200조원 넘는 부채를 떠안은 한전이 재무 개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게 한전KDN 매각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자산 매각, 사업조정, 경영효율, 수익확대 등을 통해 총 14조6560억원의 자구 노력에 나선다.

한전은 해당 기간 부동산과 해외 사업 매각을 통해 총 7689억원의 재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장동 자재센터와 화양변전소, 남광주변전소 등 부동산을 처분해 총 4622억원을 마련한다.

또 해외 출자지분은 3년에 걸쳐 정리해 총 3067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구체적으로 필리핀 세부, 필리핀 SPC, 요르단 알카트라나, 요르단 푸제이즈, 괌 태양광, 베트남 응이손 등 6개 사업이 대상이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한전이 추진했던 한전KDN 매각이 제외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전 이사회에 '한전KDN 증시상장을 통한 주식매각 계획' 안건이 올랐으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여겨져 보류된 바 있다.

이후 한전은 연내 이사회에 안건을 재상정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었다. 다만 지난해 말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로 인해 논의는 사실상 이뤄지지 못했다.

한전이 한전KDN 매각을 발표한 건 지난 2023년이었다. 당시 한전은 한전KDN 지분을 포함해 서울 공릉동 인재개발원 부지를 매각하는 내용의 '특단의 자구대책'을 마련했다.

한전은 자회사인 한전KDN에 대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해 그중 20%를 매각하겠다는 내용이다.

한전KDN의 지분 20%에 대한 매각 대금은 약 130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전의 누적 적자와 부채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1300억원이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누적된 한전의 적자는 2분기 말 기준 28조8000억원이다. 이에 부채 역시 206조2000억원(2분기 말 기준)으로 증가한 상태다.

이에 윤석열 정부 시절 여론 수렴 없이 무리하게 매각을 결정한 것이란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전KDN 노조와 전력연맹 등은 한전KDN 매각을 두고 '전기 민영화'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KDN이 상장기업이 아니라 정확한 목표 가액을 설정할 수가 없어 중장기 재무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상장 금액이 구체화하면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전은 특단의 자구대책으로 한전KDN 지분 20% 매각을 발표했으나 중장기 재무계획에는 해당 내용이 없어 당시 정권 눈치를 본 건 아닌지 의심된다"며 "한전이 누적된 부채를 국민에 전가하지 말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부채 부담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