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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당일 광주광역시에 내려갔다가 전날 서울에 올라왔다는 이모(27)씨는 "고속버스를 탔는데 차가 막혀 5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연휴 내내 이동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해 내일 출근길이 평소보다 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지훈(30)씨는 직접 운전해 본가인 충남 서산시에 다녀왔다. 김씨는 "장시간 운전으로 온몸이 뻐근하다"며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즐거웠지만 돌아오니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고 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개천절(3일)·한글날(9일)과 맞닿아 7일간 이어졌다. 여기에 직장인들은 징검다리 휴일인 10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길었던 만큼 일상으로의 복귀는 더 버겁다. 장거리 이동과 가사노동 등으로 인한 신체적 피로, 생활 리듬의 변화로 이른바 '명절 후유증'을 겪는 이들도 많다.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김유정(23)씨는 추석 당일 서울의 조부모 댁에 다녀온 뒤 지난 10일부터 출근했다.
사회복지 관련 업종에 근무하는 그는 "긴 연휴로 낮과 밤이 바뀌면서 생활 패턴이 무너졌다"며 "가족 모임 준비로 충분히 쉬지 못해 몸이 무겁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임현실(55)씨도 "직접 운전해 본가에 다녀왔는데 가사노동이 늘어나고 운동이 줄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진 것 같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대구광역시에 다녀온 서모(33)씨는 "평소엔 하지 않던 요리를 연휴 내내 하다 보니 몸이 많이 피곤하다"며 "당장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이서윤(29)씨도 "버스를 타고 대전에 다녀왔는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며 "집에서 밀린 잠을 푹 잤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피곤한 느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전문가들은 명절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리한 복귀보다 '일상 리듬 되찾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산책이나 스트레칭 등 몸을 조금씩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좋다"며 "정서적 안정을 위해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취미 활동을 통해 리듬을 되돌려 놓는 것도 업무 복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휴가 길었다고 해서 갑자기 무리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고 하면 피로도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속도를 천천히 조절하며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