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 업체, 후티 위협에도 홍해 거쳐 유럽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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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車 업체, 후티 위협에도 홍해 거쳐 유럽 직행

中 자동차 제조사, 홍해·수에즈 운하 통해 빠른 운송 나서
경쟁국 선박들은 여전히 아프리카 우회 항로 이용…비용·시간 부담 커져

[나이스데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예맨 후티 반군의 해상 공격 위험에도 불구하고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경유해 유럽으로 차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경쟁 업체들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훨씬 길고 비용디 많이 드는 항로를 이용하고 있어, 중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운반선에 한해 공격하지 않도록 후티 반군과 협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해운 정보 서비스 로이즈 리스트 인텔리전스의 최신 분석에서, 지난달 중국 항구를 출발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간 자동차 운반선은 최소 14척이었고, 6월에도 비슷한 규모가 운항했다.

특히 BYD와 상하이자동차는 최근 중국 조선소에서 인도받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운반선들을 홍해 항로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운항은 후티 반군이 지난달 초 드론, 수류탄, 총격 등을 동원해 다른 화물선 두 척을 침몰시킨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해운 데이터 회사 베슨 노티컬의 다니엘 내시는 "중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협상에 성공했고, 중국 선박은 공격하지 않기로 통보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협상은 자동차 운반선에 한한 것으로, 대부분의 상업용 선박 특히 국영 중국원양해운그룹(Cosco) 소속의 대형 컨테이너선은 2023년 11월 후티 반군이 예멘 인근에서 선박을 침몰시키거나 나포하기 시작한 후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피하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선주들도 이 항로에 선박을 내주지 않고 있고, 런던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아시아와 유럽 간 왕복 항해 기간을 14~18일 단축할 수 있어 연료비, 선원비, 선박 운용 비용 등이 차량 한 대당 수백 달러 절감된다.

NYT는 "이러한 비용 절감은 유럽 시장에서 일본, 한국,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경쟁하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특히 일본과 유럽 선사들은 홍해 항로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즈 리스트의 선임 애널리스트 롭 윌밍턴은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항로는 선주들의 연료비를 크게 늘리고, 선박의 오염 배출을 증가시키며, 결국 새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전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중국 선박뿐 아니라 한국 선사와 아부다비·터키 합작사가 소유한 자동차 운반선 일부도 지난 6~7월 중국 항구에서 차량을 선적한 뒤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이란 원유 수출의 거의 전량을 구매하고 있고, 이는 이란 경제의 6%, 정부 예산의 절반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는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유엔에서 승인된 적이 없으므로 중국 석유기업에 구속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