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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2025 광주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 대회 컴파운드·리커브 종목 개인·단체·혼성전 각 금메달 결정전 등 주요 경기는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특설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조직위는 개최 도시의 광주를 대표하는 장소이자 민주·인권·평화의 상징인 5·18민주광장에서 펼치기로 했다.
1980년 5월 항쟁의 주요 무대였던 옛 전남도청 5·18민주광장은 장소 자체로서도 대회 슬로건인 '평화의 울림'을 상징한다.
대회 슬로건 '평화의 울림'에는 '평화의 땅' 광주에서 과녁에 명중한 화살의 울림이 전세계에 퍼지는 '평화의 메아리'가 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옛 전남도청은 1980년 5월 신군부 폭압에 맞서 민주·평화·인권을 염원하며 도청으로 모인 대학생·시민들이 민족민주대성회를 연 항쟁의 산실이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선 시민군이 상황실 등을 설치한 항쟁 근거지이며, 5월27일 계엄군 최후진압 당시 마지막까지 분투한 5·18 대표 사적지다.
옛 전남도청은 계엄군 헬기 사격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는 '광주 1번지' 전일빌딩과 항쟁의 주요 무대인 금남로를 마주하고 있다. 민주광장~금남로 일대는 매년 5월17일이면 가장 큰 항쟁 기념 행사인 5·18 전야제가 열린다.
특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를 통해 조명된 옛 전남도청 일대가 세계인에게 아픔과 희망을 전하며 다시 한 번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5·18민주광장 특설경기장은 최근 외벽 복원 공사를 마친 옛 전남도청과 상무관, 분수대, 전일빌딩에 둘러싸여 있는 형태다.
광주국제양궁장 내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7일부터 대회 마지막날인 12일까지 매일 5·18민주광장에 모여 실력을 겨룬다. 종목별 남·여 개인전은 16강부터, 단체·혼성은 4강전부터 5·18광장에서 치러진다.
각국 선수들이 활 시위를 당길 사대는 광장 중앙 분수대와 인접한 곳에 설치된다. 과녁을 제외한 삼면에서 사대를 둘러싼 관중석은 4개 구역으로 나뉜다.
사대 오른쪽에는 옛 전남도청이, 왼쪽으로는 전일빌딩이 자리한다. 800여 관중석 어디에서나 '항쟁의 산 증인'처럼 자리를 지키고 선 5·18사적지를 바라보며 민주·인권·평화의 의의를 되새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 결승 경기가 5·18민주광장에서 치러지면서 스포츠·문화·역사가 어우러진 관광도시 광주로서의 면모를 세계인들에게 선보일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양궁연맹은 선수권대회 개최 도시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에서 결승전을 연다. 80년 5월의 기억을 간직한 '5·18민주광장'이 역사성과 상징성에 비춰 광주대회의 결승전 장소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선수권대회는 결승전을 사흘간 치르지만, 이번 대회는 결승전이 6일간 펼쳐진다. 대회 관람 접근성과 기회를 대폭 확대하자는 취지다. 그만큼 광주가 또 한번 널리 알려질 좋은 기회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광주가 세계 평화와 문화의 중심지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76개국·선수 731명이 뜨거운 경쟁을 펼친다. 2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에는 47개국·445명이 출전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