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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늦은 가을 장마로 무름병 피해가 확산하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냉해 피해도 우려되는 등 김장물가 자극 요인이 발생했다. 정부는 김장물가가 들썩이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을 담은 김장철 수급대책을 고심 중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김장재료 수급 동향 점검 회의'를 오는 24일 개최한다.
농식품부는 매년 10월 중하순 김장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김장재료 수급 전망 및 대책 논의를 위한 회의를 연다. 올해 회의에서도 김장재료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안정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올해는 김장재료의 대표격인 배추와 무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안정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가락시장 경락가격, 상)은 전날(21일) 기준 10㎏당 5506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6681원) 대비 67.0% 하락했다.
무는 같은 기간 20㎏ 당 2만8614원에서 1만204원까지 64.3% 하락했다.
이처럼 김장철 필수 품목이 작년보다 저렴해진 배경으로는 재배면적 확대 및 공급량 증가, 수요 일부 완화 등이 거론된다.
다만 제때 수확하지 못하거나 기상 여건이 악화될 경우 가격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최근 가을배추 주산지인 해남을 비롯한 전남 일부지역과 충북 충주, 충남 홍성 등의 배추·무 농가에서 무름병과 뿌리썩음병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배추 무름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지제부·줄기부터 시작해 잎·결구까지 물러 썩고 악취가 나며 발생하면 치료가 어렵다. 가을장마로 인한 무름병이 확산할 경우 김장철 수요 증가와 맞물려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도 배추 무름병 확산 우려를 내비쳤다. 이남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장은 "최근 비가 잦고 토양이 습해 무름병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라며 "농가에서는 물길 정비와 알맞은 거름주기, 약제 방제 등 예방 위주로 관리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파·대파의 경우에도 최근 잦은 비와 일조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양파는 20일 기준 소매가격이 1㎏에 2355원으로 전년(2130원)대비 10.6% 올랐다. 대파는 3471원으로 전년(3480원)보다는 0.3% 하락하긴 했지만 최근 10일 간 3176원에서 9.2% 오르는 등 오름세다.
마늘의 경우 가격 상승 전망도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에 따르면 깐마늘 가격은 10월 1㎏ 당 7900원으로 전년(7068원) 대비 11.8%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KREI 측은 "9월 깐마늘 가격은 산지 피마늘 가격 상승으로 전년 대비 높게 형성됐으나 8월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명절 전후 가격은 전월(7700원)과 비슷하겠으나 김장철 수요가 늘며 하순 가격은 상·중순 대비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선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추·무 등의 계약재배 물량 확대 및 정부 비축물량 활용을 통해 공급을 안정화하고 할인지원 대책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상·병해충 등 작황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생육 관리·출하 시기 조정 등을 통해 공급 변동에 대비할 계획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