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서·호·정' 李정부 1기 내각 광주·전남 성적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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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서·호·정' 李정부 1기 내각 광주·전남 성적표는

장관급 26명 중 호남 9명…광주·전남 출신 5명 입각
차관급도 7명…호남 중용, 현역 지역구 의원은 전무
일부 다선, 국회의장·단체장 관심…경쟁구도 다변화

[나이스데이] '60대 서(서울대)·호(호남)·정(정치인)'으로 요약되는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선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광주·전남 인사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남중용론에 힘이 실리면서, 늘 꼬리표와도 같던 '호남 홀대' '텃밭 푸대접' 여론은 잦아든 반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단 한명도 없어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차기 선거 경쟁구도 다변화를 기대하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선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실 포함 장관급 26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9명으로, 비율로는 34.5%를 차지했다. 서울 2명, 경기도 3명, 영남 7명, 충청 3명에 비해 단연 눈에 띄는 점유율이다.

단 한 명도 임명되지 않은 윤석열 정부, 통상 2∼4명에 불과했던 역대정권 1기 내각과 비교하면 괄목할 약진이다.

광주·전남으로 범위를 좁혀도 대통령실에서는 장흥 출신 위성락 안보실장, 무안 출신 김용범 정책실장이 중책에 임명됐고, 장관 후보로는 광주 출신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 여수 출신 김성환 환경부장관, 장성 출신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차관급도 보성 출신으로 광주 석산고를 졸업한 황인권 경호처장을 비롯, 해남 출신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 문신학 산업부 1차관, 최은옥 교육부 차관, 고흥 출신 류재명 과기부 2차관, 광주 출신 이형훈 복지부 2차관, 순천 출신 허민 국가유산청장 등 7명에 이른다. 액면 그대로만 보면 '인사 풍년'이다. "호남 민심에 부응한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호남 중용에도 불구, 현역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실정이다. 21대에 이어 지난해 22대 총선에서도 텃밭 맹주 더불어민주당이 18대 0, 광주·전남 18석을 모두 싹쓸이했지만, 새정부 1기 내각에는 '18명 중 0명'을 기록했다.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대통령실의 경우 현역 뱃지를 떼고 최소 2년간 집중근무해야 할 곳이어서 현직 입장에서 의원직을 포기하기 쉽지 않고, 장관직은 다선의원을 중심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가 많은 점이 '인선 고갈'로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광주 최다선인 민형배 의원은 광주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전남 4선 이개호, 3선 신정훈·서삼석, 재선 주철현 의원은 모두 전남지사 출마를 준비중이고, 광주·전남 최다선(5선) 박지원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부산에서 정치적 역량을 키워 온 전재수 의원이 해수부 장관으로 지명돼 해수부와 대형 해운사의 부산 이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지방시대위원장을 맡아 지역 균형발전의 키를 쥐게 된 점을 예로 들며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웃 전북만 하더라도 안규백, 정동영 의원이 각각 국방부와 통일부 수장으로 지명된 상태여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중앙무대에서 국정콘트롤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지역 출신으로 중앙 무대에 발탁된 인사들이 정권 초기 두드러진 성과를 거둘 경우 가깝게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멀리는 2028년 총선에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어 "선거 구도 다변화와 경쟁자 인력 풀 확대 효과도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