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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국가 비전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내걸었다. 그는 "국민의 주권 의지를 일상적으로 국정에 반영하는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라며 "각자도생을 넘어 공존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는 염원"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위는 이날 국가 비전과 3대 국정 원칙, 5대 국정 목표, 123대 국정 과제, 재정 지원 계획, 입법 추진 계획 등으로 구성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국정위는 3대 국정 원칙으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해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경청과 통합 ▲불공정과 특권을 해소하는 공정과 신뢰 ▲국민 삶을 변화시키는 성과 중심의 실용과 성과를 내세웠다.
5대 국정목표는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 ▲세계를 이끄는 혁신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로 정했다.
이 위원장은 "5대 국정 목표 아래 123개의 국정 과제가 차례로 배치돼 있다"며 "대통령과의 약속과 국민의 열망을 빠짐없이 담기 위해 당과 정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쉼 없이 검토하고 또 검증했다"고 말했다.
검찰청 폐지, 수사·기소 분리…권력기관 개혁 본격화
이해식 국정위 정치행정분과장은 검찰·경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 분과장은 "이재명 정부는 권력기관 개혁과 지방자치 분권 강화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충직하고 유능한 정부로 국민이 주인인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표적수사 등으로 권한을 남용해 온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며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법무부의 탈검찰화로 법무행정을 정상화해 검찰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 또는 이를 포함한 사법 개혁은 매우 중요한 현실적 과제"라며 "동일한 주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 참여형 개헌' 추진…87년 체제 마감
국정위는 국민이 참여하는 개헌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분과장은 "87년 체제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국민이 참여하고 국민이 만드는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국정위는 구체적인 개헌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개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제한과 국회의 국무총리 추천도 개헌안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이관해 독립성을 부여하고 검찰 영장청구권 독점 규정을 폐지해 수사 기관끼리 견제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분과장은 "정치 보복에 동원됐던 감사원의 정책 감사를 폐지하고 새내기 저연차 공무원과 재난 안전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해 공무원들이 신명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경찰 민주적 통제 강화…자치경찰제 전면 시행
국정위는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분과장은 "상대적으로 권한이 강화되는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해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고 자치경찰제는 시범 실시 후 전면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을 설치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사권이 커지는 경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발표된 123대 국정과제 중 '국민이 하나되는 정치'에는 '경찰의 중립성 확보 및 민주적 통제 강화'가 담겼다. 경찰국을 폐지하고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는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있었으나, 자치경찰제 강화는 국정기획위 단계에서 추가됐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2021년 도입됐다. '국가경찰'은 국가 차원의 수사 및 정보, 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자치경찰'은 생활 안전, 교통, 여성·청소년 등 치안 관련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자치경찰제는 지금의 일원화 체제에서 이원화 체제로 자치경찰 독립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모델은 추후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한주 위원장은 "새 정부가 맞이한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높아진 안팎의 불확실성 속에 인수위 없이 출발한 정부였다"며 "이재명 정부 5년의 방향을 신속히 제시해줄 계획이 필요했다. 바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이다. 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나침반"이라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