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도 의료진도 만족, 더 뽑자"…'AI직원' 늘리는 병원들
검색 입력폼
탑뉴스

"환자도 의료진도 만족, 더 뽑자"…'AI직원' 늘리는 병원들

한림대의료원, 디지털 병리 운영…서울아산병원, AI 기반 음성인식
고려대의료원, 글로벌 기업 협업…AI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 도입
연세암병원, AI알고리즘 개발…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 연구원 개원

[나이스데이] 인공지능(AI)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병원 등 의료기관이 관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국내 주요 병원들은 의료AI 서비스 도입에 그치지 않고 알고리즘 개발, 연구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연세암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의료원, 한림대의료원 등이 병원에 AI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직접 연구·개발(R&D)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응급실, 병동, 진료실 등에서 의료진과 환자 간 대화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요약해 의무기록 작성까지 자동으로 시행하는 AI 기반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아산병원이 구축한 진료 음성인식 시스템은 외래, 검사뿐 아니라 각종 응급상황에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목소리를 반영한다. 기존에 의료진의 음성 데이터가 입력되면 AI가 이를 텍스트로 변환해 의무기록으로 저장했던 ‘보이스 EMR’ 방식과 차별점이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때문에 진료 기록의 정확도를 높이고, 정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디지털정보혁신본부장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환자의 목소리까지 반영된 정확한 증상 정보가 의료 질을 높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림대의료원은 의료진이 AI 분석 기능을 활용해 병리 판독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한림대의료원 산하 4개 병원에서 운영을 시작한 ‘의료원 통합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통해서다.

디지털 병리는 기존 현미경 관찰 대신 환자의 조직·세포 슬라이드를 고해상도 스캐너를 통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 모니터로 판독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이번에 도입한 시스템은 슬라이드 스캐너, 이미지 관리 시스템(IMS), AI 기반 형태계측 검사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다.

김용선 한림대의료원장은 "AI 기반 분석을 포함한 첨단 디지털 병리 기술을 통해 의료진의 진단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환자에게 더 신속하고 정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의료원은 글로벌 정보 분석 기업과 협업을 통해 의료진이 찾고자 하는 정보만 신속하게 제공하는 AI를 도입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최근 도입한 클리닉컬키(ClinicalKey) AI는 개인화된 대화형 검색을 통해 의료진에게 방대한 양의 의료 정보 중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한다. 엘스비어는 전 세계 병원 및 대학, 연구기관에 의학 레퍼런스 원문과 임상요약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정보 분석 기업이다.

윤을식 고려대의료원 의무부총장은 "의료 데이터 활용과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환자 중심의 혁신적 의료 서비스 제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밝혔다.

최근에는 연세암병원 등 국내 연구팀이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로봇수술 보조 시스템을 개발했다.

로봇수술은 집도의에게는 정교한 술기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AI 모델은 실제 유방암 로봇수술 영상에서 1초마다 학습 영상을 추출해 학습한 후에, 이를 기반으로 수술을 위한 피부 판 절개 경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AI가 학습한 이미지는 수천 장 규모다.

연구팀에 따르면 AI 모델이 제시한 절개 경계선은 유방외과 전문의가 직접 표시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조직 손실이나 합병증 위험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형석 연세암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 부위는 여성의 자존감과도 연결될 수 있기에 최소침습을 통한 로봇수술의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신규 전문의들의 로봇수술 훈련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AI와 의료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연구원을 개원한 병원도 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헬스케어AI 연구원’를 개원했다. 병원 측은 "AI 기술을 의료에 접목해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환자 치료의 질 향상과 의료 혁신을 이끌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