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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맞춰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지만 우리나라와의 교역국 1~2위 수출 감소에 따른 여파로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세계 5위 수출국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액은 205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96억 달러 대비 1.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하자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2월 전년동월대비 3% 감소했고 자동차 수출액도 1월과 4월 19.6%, 3.8% 줄어들면서 전체 수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4월 우리나라는 대미 수출액으로 423억45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409억5700만 달러로 3.2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25% 관세가 부과된 자동차의 경우 올 3월 62억 달러(+1.2%)의 수출액을 기록한 이후 4월들어 전년동월대비 3.8% 줄어든 65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4월에 1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기차 판매율 비중이 20% 수준에서 8%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전기차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된 것이 수출액 감소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대미 수출액이 342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대미 수출액의 50% 가량을 차지하는데 수출 감소 현상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수출도 비상등이 켜졌다. 대중 수출액의 경우 4월 누계 기준 396억8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413억4100만 달러 대비 4.0% 감소한 수치다.
미국은 중국에 14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고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수출도 줄어드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4월 대중국 수출이 반도체(+4.3%), 무선통신(+23.9%), 컴퓨터(+13.5%) 등 IT 전품목 수출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전년동월대비 3.9% 증가한 109억 달러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중국 수출액은 올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6.7% 감소한 288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4월들어 미국의 대중 관세 유예와 중국 내 IT 품목에 대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수출액이 반등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면 대중 수출은 더욱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올 1분기 한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비중은 50%에 달하는 만큼 중국에 대한 규제가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줄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정부는 미국발 관세 정책으로 인해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수출이 우리 경제에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미 관세 면제를 위한 대미협의 지속 ▲범부처 비상수출대책 및 품목별 대응대책 추진 ▲업종별 간담회·현장방문을 통한 수출기업 애로 해소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멕 FTA 추진, 한·베 FTA 개정 등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중남미 등 우리나라와 높은 교역액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수출액 감소라는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같은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하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 최소화와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