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감축 얘기 들은 바 없다…논의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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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 "감축 얘기 들은 바 없다…논의는 가능"

"軍구조 논의는 항상 진행형…모든게 논의대상"
한반도 중요성 강조하면서도 전략적 유연성 언급
"美정책은 비핵화…핵무장은 한국이 결정할 일"

[나이스데이]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부인한 가운데, 주한미군 수장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제게 전화해 그런 얘기한 사실이 없으며, (결정권자인) 합참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언급되지도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및 유엔사령관 겸임)은 27일(현지 시간) 한미연구소(ICAS)가 개최한 화상 대담에서 "저는 4개의 직함을 갖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에 배치된 미군 최고위 장교 역할이며, 그 역할에서 제 임무는 합참의장을 대신해 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설이 언론보도를 통해 표면화된 후 브런슨 사령관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은 지난 22일 익명의 국방 관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2만8500명 중 약 4500명을 철수해 괌 등 인도태평양 다른 지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가 논의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가운데, 구체적 규모까지 언급되자 국내에서는 큰 파장이 일었다. 다만 미 국방부는 해당 보도가 나온지 하루 만에 "국방부가 주한미군을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고, 브런슨 사령관의 해명도 맥락을 같이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미군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는 언제나 진행되는 것이고, 전시 상황에서 적절한 태세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군 구조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고 자문한 뒤 "물론 항상 있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에게 상기시키고 싶은 것은 우리가 지금 전간기(interwar years·전쟁과 전쟁 사이)에 있다는 점이다"며 "전간기에 늘 그랬듯, 우리 군은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에도 반복되어온 일"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모든 우리 군은 현재 변화하고 있으며, 그것은 전간기마다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따라서 국가와 군대는 전간기에도 전시상황의 맥락적 현실에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태세를 갖추기 위해 해야할 일을 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이 논의의 대상"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WSJ에 보도와 관련해서는 "누구도 제게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보도를 부인하긴 했으나 브런슨 사령관도 주한미군의 역할조정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지난 15일 미 육군 행사에서는 "밤의 위성사진을 보면 한국은 섬 또는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의 고정된 항공모함처럼 보인다"며 "우리 군의 한국 주둔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지도자들의 셈법을 바꾸고 비용을 부과한다. 우리 국가 최고 지도자들에게 선택지를 준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로 국한하지 않고, 인도태평양 일대 미군의 전진기지로 확장한 것이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도 같은 비유를 들며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계획을 유연하게 세우고, 실행에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유연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이곳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최고의 강점은 강력한 한국군(의 존재)"라고 말했다.

한편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과 관련한 질문에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미국의 현재" 정책이라면서도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할지 여부는 주권국가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솔직히 그에 대한 의견도 지니고 있지 않다.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고, 한국 국민들이 결정할 일이다"며 "한국은 주권 국가로 남아있으며, 저는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 질문을 하기에 가장 좋은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사람일 것이다. 아마 저보다 더 좋은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뉴시스